갑자기 현대인의 심리를 가득 담은 진지한 이야기가 가득해진 우라미치 선생님 3화.
출근 하자마자 제작진이 보여준 오늘의 의상 컨셉.
보자마자 좌절하는 우라미치와 이케테루.
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지!
라는 마음가
짐으로 애써 합리화 해본다.
아이들에게 청결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코너.
두 사람이 왜 좌절했는지 알 것 같다.
이정도면 현타 올만 하지.
문득 지금 여러 채널에서 아이들을 위한 방송을 하고 있는 으른들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재밌게 봤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그들은 정말 멘탈이 강한 듯.
쪽팔리고 현타 씨게 와서 때려치울 법도 한데... 이젠 존경스럽다.
아이들과 함께 살균 비누공을 던져 세균을 물리치는 코너였는데, 아이들은 세게 던져봤자 뽀짝뽀짝한데 이 살균맨 이케테루 자식 개쎄게 던짐.
대놓고 면상에 스트라이크를 날린다.
덕분에 우라미치 너덜너덜해짐
나중에 와서는 자신이 너무 역할에 집중해서 대충 하지 못했다고 미안하다 한다.
살균맨 역이 그렇게까지 집중할 역할이었냐고.
그리고 이자식은 맨날 노크 안하고 들어옴.
다음날 출근 전에 방문한 예수쟁이들
신을 진심으로 믿으면 불행이 다 해결된다며 뭔 말 같지도 않은 소리를 지껄이니 내 자신도 못 믿는데 누굴 믿냐며 퇴치하는 우라미치.
멋있다 나도 다음에 써먹어야지.
아 갑자기 PTSD 온다.
밖에 나가면 수시로 도믿걸들한테 붙잡히는 쏭상
예전에는 집으로 찾아온 저 예수쟁이 아줌마들이 있었는데 집으로 들어와선 커피 한잔 달라고 하더니 하느님 믿고 기도 안하면 미래가 불행해진다고 대뜸 악담 퍼부었음.
그때는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때라서 듣고는 울면서 부모님한테 얘기했던 기억이 남.
다시 생각하니까 개열받네
우라미치 선생님 완전 하이퍼 리얼리즘 애니
우라미치가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한다는 말.
그건 그냥 퇴치용이 아니라 진심이었다.
잠들기 전에는 내일 아침에 일어날 수 있을지 자신이 없고
가끔 회사와 상관없는 방향의 버스가 앞에 멈춰 서면
어쩐지 충동적으로 그 버스를 타고 싶어진다.
예전에 맛있게 먹었던 걸 다시 먹어 보면 딱히 맛있는지도 모르겠고
간단한 한자를 까맣게 잊어버려서 못 쓰기도 한다.
세상에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자기 자신도 믿지 못하는데
다른 무언가를 믿을 여유 따위는 조금도 없다.
와...
너무 공감 100퍼...
아마 누구나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을 것이다.
충동적으로 뭔가를 하고 싶을 때, 당연히 알고 있는 걸 잊어버렸을 때
나 또한 그런 느낌을 종종 받아서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생겨버렸다.
나 자신을 믿지 못해서.
뭔가를 믿기 전에 나 자신부터 믿는 것이 중요하지.
갑자기 너무 진지한 분위기가 되서 이게 우라미치 선생님이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바로 깨져버렸죠?
한 아이가 똘망똘망한 눈으로 오더니 키라퓨어 그림 그려달라고 한다.
참고로 우라미치 그림 실력은 저번 화 시덥잖게 생긴 새 그림 정도인데, 토돌이 녀석이 우라미치 선생님은 다 할 수 있다고 구라쳐서 이지경이 된 것.
토돌이 이녀석은 우라미치를 좋아하는 건가.
저렇게 무서워할거면서 왜 자꾸 시비를 거는 거람 ㅋㅋ
그와중에 곰돌이는 우라미치 옆에 붙어있음.
뭔지는 모르겠지만 애들이 하도 기대하니 그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그린 키라퓨어.
미친 이게 뭐야
아니나 다를까 애들도 경악하고 악담을 퍼붓는다.
무섭고 기분 나쁘다며 우라미치한테 순수하게 상처를 주는 아이들.
덕분에 아이들은 선생님이라고 해서 뭐든 잘하는 건 아니라는 걸 깨닫는다.
촬영이 끝나고 퇴근하려는 우라미치를 잡는 감독.
오늘 늦게 가는 거랑 내일 일찍 오는 것 중에 뭐가 좋냐고 묻는다.
아, 당연히 둘 다 싫죠 라고 생각했는데 우라미치도 똑같은 생각이었음.
정시 출근 정시 퇴근은 직장인을 포함한 사회인의 좌우명 아니겠는가.
하지만 상사의 고집에 일단 늦게 가는 걸 선택한 우라미치.
아놔 진짜.
우라미치의 그림을 쓰고 싶다고 박스 안에 채워진 공에 그림을 다 그려달랜다.
아니 이걸 왜 하...
원래 그림 그리는 것도 싫어하는데 저걸 언제 다 그린담.
얼른 하고 가보려고 했지만 박스가 넘어져 공이 뿔뿔히 흩어지고...
나같으면 이 부분에서 울었다.
야근도 서러워죽겠는데 이 공 자식들 ㅠㅠ 되는 게 하나도 없네 ㅜㅜ
우라미치는 잠깐 바닥에 누워 좌절하다가 그래도 꿋꿋하게 공을 주워담고는 그림을 그렸다.
다음날 아침, 결국 밤샌 우라미치.
내 마음이 아프다.
곰돌이와 토돌이는 우라미치가 자는 줄 알고 보러 왔는데 그는 퀭한 눈으로 엎어져있었다.
알고보니 수면제나 술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한다고...
너무 슬픈 직장인이잖아..
프로페셔널 우라미치는 대충 근처에서 씻고 바로 촬영에 들어갔다.
어제 밤새 그린 이 망할 공들은 세균맨의 공격 무기였다.
근데 내 생각보다 꽤 잘 그렸는데?
표정들이 더 다양해져서 귀여워보일 정도.
어제의 복수를 해주겠다며 이케테루한테 열라 던지는 우라미치.
뭔 이상한 재질의 이 공은 몸에 착착 달라붙어서 더 웃겼는데, 게다가 둘 다 자꾸 대사 틀려서 재촬영 했음ㅋㅋ
그날 밤
홈트 후 시원하게 맥주 한잔 하며 티비를 보는 우라미치.
키라퓨어의 광고영상이 나오는 걸 보며 어제 그린 망한 키라퓨어가 생각나는 듯.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 라는 속담은 정말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잘 그리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그리기 싫은 나의 마음이 뚱한 표정이 되어 내 그림 속에 드러나 있다.
그걸 못 견디겠다.
좋아하면 잘하게 된다.
우라미치는 그림 그리는 걸 싫어한다.
그렇기에 잘하지 못한다.
딱히 좋아하고 싶지도, 잘하고 싶지도 않은 건 사실이지만
그림에 자신의 감정이 투영되는 것이 무엇보다 마음에 안들었던 것이다.
이 감정이 뫼비우스의 띠가 되어 아마 더더욱 그림 그리기가 싫어지고 더더욱 그림을 못 그리게 되겠지.
그때 방영되는 그림으로 알아보는 심리테스트.
우라미치는 홀린 듯 종이와 펜을 집어 그림을 그린다.
이젠 정들겠다.
다음화부터 안나오면 섭섭할 정도로 익숙해진 그림체.
그와중에 몸 표현한 거 보면 그림에 대해 완전 문외한은 아닌 것 같은데 ㅋㅋ
근데 심리테스트 프로그램에서 알려주는 테스트 결과가 충격적.
집이 크면 클수록 야망, 향상심이 큰 사람 - 성공할 타입 (우라미치 집 그림은 쬐깐함)
남녀가 웃고 있거나 붙어있는 사람은 연애나 인간관계가 적극적 - 행복한 결혼 가능 (우라미치 그림은 무표정에 서로 뚝 떨어져있음)
동물 그림은 남들이 알아보면 사교적, 못알아보면 친해지기 싫은 타입.
뭐 이딴 심리테스트가 다 있음???
그리하여 자신이 그린 개 그림을 찍어서 카톡 보내는 우라미치.
그와중에 니 친구는 토돌이, 곰돌이 뿐이냐?ㅠㅠ
근데 이 자식들 놀리는 건지 진짜 모르겠는 건지
두더지냐, 추파카브라냐 이러고 있음.
추파카브라는 뭔데 대체.
한숨쉬며 담배피는 우라미치.
아니 근데 개처럼 그리지 않았나?
나는 나름 잘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추파카브라 너무 궁금해서 찾아봄
너 이자식 곰돌이지. 너무한거 아니냐
토돌이가 이런 걸 알 정도로 똑똑하진 않고, 곰돌이 너 뿐인데
이정도면 개인 줄 아는데 그냥 우라미치 놀리려고 작정했네.
곰돌이 너어는 토돌이 보다 더 나빠 이녀석아
어느 순간부터 동네북 된 우라미치ㅠㅠ

우라미치 선생님 3화 교훈 : 나 자신도 못 믿는데 누굴 믿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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